고창고성
고창고성은 트루판 시가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데,
입구에는 고성까지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마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돈황과 달리 낙타 대신에 노새 같은 작은 말들이 운송 수당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색다른 유목민 문화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젊은 마부가 "츄워, 춰!" 하고 소리 지르자 말은 딸랑딸랑 방울 소리를 내며 달린다. 멀리 진흙벽돌을 쌓아 만든 고성 안의
집들과 사원이 보인다. 흙의 건축물들이 천년이 넘도록 무너지지 않고 남은 것은 건조한 기후 때문이리라.
고창성은 현장과 고창국왕의 사연이 얽힌 곳이다. 구사일생으로 이오국(伊吾國, 현재의 하미)에 도착하였을 때 마침
고창국의 사자가 와 있었는데, 그는 현장의 인품에 반했다. 사자가 고창국으로 돌아가 열렬한 불교신자인 고창국왕 국문태(麴文泰)에게
보고하자, 왕은 준마 수십 필과 마차를 딸려 환영사절을 보냈다.
현장은 원래 고창국을 거치지 않고 서역으로 가려고 했으나 고창국왕의 간절한 원을 뿌리칠 수 없어 고창으로 향하였다.
이곳은 현장이 불심 깊은 왕의 환대를 받았던 현장이기도 하다. 현장의 설법을 들었던 장소인 사원이 아직도 남아 있다.
지붕이 둥그런 돔형으로 돈황에서 볼 수 없었던 완연한 서역 풍이다. 고창국왕은 현장의 설법을 계속 듣기 위해 그의 천축행을 만류한다.
입축을 하지 말고 고창국의 국사(國師)가 되어달라고 간청한것이다. 왕의 진심이 어떠했는지는 설법을 들을 때 그의 행동을 보면 짐작이 된다.
사원의 바닥에 붉은 카페트를 깔고 왕이 설법단 앞에 엎드리면 현장이 왕의 등을 밟고 올라갔던 것이다.
사원 안의 자리 배치도 현장이 맨 앞에 그 다음은 왕이, 그 다음은 승려가, 그리고 신하와 백성 순서로 앉았다.
이러한 예는 실크로드 어느 나라에도 없던 파격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현장은 입축의 구법의지를 단식으로 나타냈다.
왕이 허락할 때까지 아무 것도 먹지 않겠다고 버텼다. 고비 사막을 지나 올 때 물 한 방울 입에 대지 않고도 몇 날 며칠을 견딘 적이
있는 현장이었다. 할 수 없이 왕은 현장에게 세 가지의 조건을 제시했다. 첫째는 왕과 형제의 의리를 맺는 것이고,
둘째는 떠나기 전에 1개월 동안 <인왕반야경(仁王般若經)>을 설법해 달라는 것이고,
셋째는 인도에서 불경을 구하여 돌아오는 길에 3년간 공양을 받아 달라는 것이었다.
고창국의 멸망 현장이 약속을 하자 왕은 한 달 후, 4명의 종자와 가사 30벌, 황금 100량과 은전 30,000매(枚),
능견(綾絹) 500필, 말 30두, 일꾼 25명을 선사하였다. 뿐만 아니었다.
왕은 신하 환신(歡信)에게 능견 500필과 과일 2차와 함께 현장을 잘 안내해 달라는 의뢰장을 지참시켜 서역에서 가장 강성한
서돌궐국 왕 통엽호카간에게 보냈다. 환신이 통엽호카간과 인척이기 때문이었다. 그밖에도 24국의 왕들에게 능견 1필과 의뢰장을 보냈다.
이러한 배려로 현장은 무사히 서역을 통과하여 천축에 이를 수 있었다.
고창국왕의 이러한 후원이 없었다면 현장의 입축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17년 후 드디어 현장은 귀국길에 오른다.
그는 고창국왕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쉬운 바닷길보다는 목숨이 위태로운 험난한 육로를 택한다. 그러나 이미 고창국은 당에
멸망하여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되겠기에 현장은 천산남로를 택하여 장안으로 무사히 돌아온다.
고창국은 현장이 천축에 가 있는 동안 당의 6만 군사에 의해 멸망했는데, 그때 고창국왕은 놀라서 급사를 하였고,
두 왕자는 투항하였다고 전해진다. 사원 안의 벽에는 등불을 놓은 감실이 있다.
아스타나 고묘(古墓)는 T자 형으로 되어있습니다. 지하로 내려가면 벽화를 볼 수 있습니다.
석인(石人),토인(土人),금인(金人)등은 각자의 의견을 열변을 토하거나,
말 조심하라는 암시로 입을 붕대로 감고 침묵을 지키는 모습들이 색갈도 선명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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